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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소록도에서 39~43년간 한센인을 위해 봉사하다가 고국 오스트리아로 돌아간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따뜻한 스토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마치 한국의 마더 테레사와 같아 무척이나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고국에 돌아가서도 한국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해하던 두 분의 영상을 보며 나눔과 사랑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돌볼 때 나타나는 심리적 포만감과 신체척 변화에 대한 연구가 있어 이번 글에서는 헬퍼스 하이(Helper’s High)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헬퍼스하이의 개념
헬퍼스하이(Helper’s High)는 남을 돕고 난 뒤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생기는 심리적 포만감을 의미합니다. 이 용어는 미국 내과 의사 앨런 울스(Allan Luks)가 ‘선행의 치유력(The Healing Power of Doing Good, 2001)’이라는 책에서 최초 사용한 정신의학적 용어로 실험 결과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엔도르핀 분비가 정상치의 3배 이상 상승하고, 타액 속에 면역 항체가 수치가 상승하였다는 결론을 도출하였습니다. ‘선행의 치유력’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은 행복감을 더 느끼게 되고 자존감이 향상되며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등 신체적 정신적 이익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헬퍼스하이의 실험 결과
2003년 미국 미시건 대학교 연구팀은 장수의 비결에 대해 연구하였습니다. 5년간 70세 이상 423쌍의 장수 부부들을 대상으로 장수비결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장수부부들은 정기적으로 타인을 돕는 활동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남을 도울 때 ‘헬퍼스하이(Helper’s high)’ 현상이 일어나는데, 남을 돕고 난 뒤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심리적 포만감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 헬퍼스하이는 단순히 심리적 포만감 상태에만 머무르지 않고 신체적 반응을 나타내는데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엔도르핀 분비가 정상치의 3배까지 올라갈 뿐 아니라 체내 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 옥시토신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불면증과 만성 통증 치료에도 효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즉 헬퍼스하이는 ‘장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던 것입니다. 조사가 진행된 5년 동안 134명이 사망했는데, 생존자 중에서 여성의 72%, 남성의 75%가 조사 전년도에 아무런 대가 없이 남을 도와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또 다른 연구로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의 결과도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한 검사로 일주일에 8시간 이상 자원봉사를 하는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95%가 헬퍼스하이를 경험했다는 결과도 보고 된 바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실험이 1988년 하버드 의과 대학교에서도 이미 진행된 바 있습니다. 타액 속에 면역항체 Ig A의 수치를 비교하는 실험을 실행하였습니다. 700여 명의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A그룹에는 대가 없이 남을 돕는 봉사활동을, B그룹에는 돈을 받고 일하는 활동을 한 달 동안 지속하게 한 뒤 그들의 변화를 관찰했는데 변화는 대가 없이 남을 돕는 봉사활동 한 그룹에서만 일어났습니다. A그룹 학생들만이 타액 속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항체 Ig A의 수치가 월등히 높아진 것입니다.
마더테레사 효과
이어 1998년 하버드 의과 대학교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실험 전 학생들의 IgA 수치를 조사한 뒤, 테레사 수녀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보여주고 IgA 수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영화를 본 모든 학생이 IgA 수치가 실험 전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결론적으로 직접 선행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선행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신체의 면역기능이 크게 향상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효과는 테레사 수녀의 이름을 붙여 ‘마더 테레사 효과(The Mother Teresa Effect)’, 혹은 아프리카에서 의료 봉사 활동을 펼친 슈바이처 박사의 이름을 붙여 ‘슈바이처 효과(Schweitzer Effect)’라고도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이 이전에 계셨다면 아마도 ‘이태석 효과’라고도 불릴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결론
위의 실험 결과들을 통해 ‘나눔’과 ‘건강’이 연관성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장수의 비결을 여러 방면으로 검색하여 보곤 합니다. 그중 위의 실험을 통해 알게 된 ‘나눔’이라는 선행으로 ‘장수’를 선물 받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